몇 년 전 직장에서 단체로 했던 심리 검사.
그 결과를 ‘내 마음 보고서’ 라는 제목의 작은 책으로 받았었다. 책장 정리하다가 오~랜만에 꺼내서 읽어보니 처음 본 듯 새롭구만.
인프제, 잇프제, 인프피 그 어딘가 인 듯한데 나도 잘 모르겠는 나에 대해 딱딱 짚어주는 글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내게 어울리는 ‘시’도 실려있다.
그 중 일부분..
***님은 ~입니다. 하고 친절하고 세세하게 적혀있다.
심리코드 1
관계를 맺을 때 적절한 거리 유지. 심리적 거리 침범하여 너무 가깝게 다가오는 사람 불편. 타인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관계. 실제 사교성에 비해 협소한 인간관계.
- 아싸를 길게도 풀어썼.. 심리코드 2
높은 자신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활동을 좋아하며 경쟁심도 강함.
- 끄덕끄덕. 남편하고 게임하면 내가 이겨야 끝남..
심리코드 4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 솟아오를 때, 그런 감정을 회피하고 상황을 이성적,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함. 흥분하기 쉬운 상황에 말과 행동이 적어짐.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를 옅어지게 만들어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
- 이래서 남편과 싸우면 내가 입 닫는 거.. 심리코드 5
자신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내적 에너지를 충전함. 남보다는 자기 자신에 관심이 많고 집중도가 높음. 마음이 잘 맞는 소수의 사람들과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다면 모임에도 자발적 참여.
- 이너피스
직설적으로 너 이거 고쳐 위험해 하는 부분도 있었다.
반면에 너 이런 점 되게 괜찮으니까 자신감 가져 하는 부분은 힘이 된다.
그때그때 다르고 바뀌기도 하는 복잡한 게 사람마음이라
mbti 뭐야, 에니어그램 몇 번이야 라고 단정짓기가 어렵지만.. 내 이름을 불러주며 쓰인 글을 보니 스스로 좀 정리되는 부분이 있는 듯.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소곤소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