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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일기

난임일기 9(PGS 결과)

과배란 시작부터 계속 되던 설사가 잦아지고 빵빵해진 배가 조금 나아진, 채취 후 일주일째 되는 날.
PGS 결과를 들으러 내원했다.

병원 어플로 수정란 갯수까지는 확인을 했는데 그 후에 어찌 되었을지 두근두근. PGS를 하나도 통과 못하는 경우도 있다던데 그건 아니길 바라며..
긴장하면 손에 땀이 잘 나는데 진료실 앞에서 땀나게 긴장하긴 처음이었다.
엄마를 따라 병원에 온 작은 아기가 뒤뚱거리며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평소처럼 애정어린 눈길을 보낼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나를 느꼈다.

진료실에 들어서자 선생님의 첫마디가 “그래도 다행히~”로 시작해서 한숨 내려놓으며 의자에 앉았다.
채취된 17개 중 12개가 수정되었고 냉동가능 배아가 6개였다고 하셨다. 6개의 배아를 유전자 검사해서 2개가 통과!! 비정상으로 나온 배아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결과지를 보여주셨다.
아.. 6개 모두 정상이면 좋았겠지만, 하나도 통과 못할 수도 있다고 들었기에 두 개가 정상배아로 통과한 게 너무 감사했다.
다음 생리 시작하면 바로 이식 준비 할 줄 알았는데 그때도 난소가 부어있을테니 더 회복시간을 갖고 생리 두번 째에 내원하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마음이 급해서 11월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아쉽지만.. 그동안 이식 성공을 위해 영양제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보내야지. 여름 동안 너무 해이하게 보낸 시간이 많다..(알면 좀 제대로 하자)

여튼 이제 신선 2차는 종료. 남은 지원금 중 30만원은 냉동배아 비용으로 사용. 직원분이 잔액이 3만원 정도 남았다고 약제비 청구할 수 있도록 처방전을 챙겨주셨다.

PGS 비용은 병원마다 다른데 내가 다니는 마리아에선 배아 1개당 25만원, 6개니까 150만원을 결제했다. 난임병원 다니며 처음으로 할부 결제를..ㅎㅎ
다 잘 될 거라는,
기분 좋은 노래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던 날.


비가 그쳤어요 좋은 아침이야
창은 조금 열어 둘께요

그대 눈떠요 좋은 아침이야
오늘도 다 잘 될 거예요

- 자우림 ‘모닝 왈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