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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일기

난임일기 8(난자 채취)

두번째 난자 채취
과배란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빵빵해진 배.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과배란과 채취의 과정들.
오빠가 아침 일찍 정액채취를 하고 온 후, 둘이서 다시 난자채취를 위해 시간 맞춰 병원에 갔다. 오빠 생일이라 특별한 날이니까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서로 다독이며.

채취와 이식 때 마다 함께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오늘은 나 혼자여서 기다리는 시간이 짧았다. 너무 따끔한 항생제 반응 검사를 하고, 진통제를 맞은 후 잠깐 기다리면서 쭉쭉 스트레칭, 심호흡.

지난 번에도 이번에도 국소마취를 했다. 과배란으로 배가 아파서 초음파를 볼 때도 움찔거렸다.
커다란 기구가 몸으로 아프게 들어오는 게 느껴지고 마취.. 팔에도 약이 들어오며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며 힘이 풀렸다. 난포를 찌르는 느낌에 움찔하면서도 긴장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건강한 배아’, ‘건강한 아기’를 떠올리며.. 긴장한 내 손을 잡아주는 간호사 선생님의 손길이 따뜻했다. 6개 채취되었습니다.. 11개 채취되었습니다.. 17개 채취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17개 중 건강한 배아가 몇 개 나오고 몇 개가 PGS를 통과해서 남게 될까. 짧고도 긴 시간이 지나고 회복실에 혼자 남게 되자 눈물이 자꾸 났다. 아픈 배를 느끼며 복잡한 마음에..

긴 기다림을 겪으며 자연임신이든 시험관이든 생명이 생기는 과정과 탄생은 참 위대하고 신비롭다고 새삼 생각한다. 그 쉽지 않은 수많은 단계를 거쳐 세상에 나온 아이들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아이들을 보면 마음 속의 간절함이 떠오르며 동시에 참 귀하고 예쁘다고 느낀다.

내 앞에 어떤 과정이 더 남아있는 걸까. 부디 이번이 마지막이길. 오늘의 이 힘듦보다 훨씬 큰 기쁨이 우리에게 와 줄 거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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